81세 농부의 즐거운 인생

기타 오사무는 일본 도쿠시마에 사는 81세의 자연농 농부이다. 65세 되던 해, 평생 이어온 서점을 아들에게 넘겨주고 농사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진짜 인생이 시작됐지.”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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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아들네 집을 마다하고 서점 옆에 딸린 창고 같은 작은 방에서 지내는 생활이 주변 사람들에겐 의아해보일 법도 한데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새벽부터 일어나 근처의 자연농 논밭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수확한 농작물들은 주변 사람들과 두루 나눈다. 농사철이 지나고 그만의 ‘방학’을 맞으면 홀로 외국 배낭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자연농 지역모임을 비롯하여 바둑 모임, 봉사활동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왕성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그 어느 청년보다도 활기찬 81세 농부의 행복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자연농과의 첫 만남

관심사가 다양하고 추진력도 왕성한 그는 젊은 시절부터 여러 종류의 모임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그 중 하나였던 명상모임에서 만난 농부 오키츠 씨가 자신이 하고 있는 ‘자연농’에 대해 소개하며 책 한 권을 추천해주었다.
“내 일터가 서점이다보니 그동안 참 많은 책들을 읽었네. 특히 중국철학, 불교, 종교에 관한 책에 관심이 많았지. 그런데 이 책이야말로, 정말 ‘진짜’이다 싶었어. 아마 수천 번은 넘게 읽었을 거야. 표지가 다 닳아서 새로 입혔어.”
페이지마다 여백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온갖 메모로 빼곡하게 채워진 ‘이 책’은 바로 자연농 농부이자 작가인 가와구치 요시카즈 님의 ‘신비한 밭에 서서’였다.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만나게 된 게 너무나 기뻤지. 오직 사람만이 최고이고 전부인 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다른 것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자연농의 사상이 마음에 들었어. 직접 가와구치 님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픈 마음에, 아카메 농장에 연락해봤더니 자연농 실습 과정이 있다는 거야. 그래서 곧바로 찾아갔지. 그 이듬해 바로 농사를 시작했다네.”

여백 없이 메모로 빼곡한 '신비한 밭에 서서'
여백 없이 온통 메모로 빼곡한 책, ‘신비한 밭에 서서’

농부여서 행복하다

그렇게 시작한 자연농은 기타 님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온종일 서점을 지키던 때가 언제였는지, 어떻게 그런 삶이 가능했나 싶을만큼, 기타 님은 이른 새벽부터 밭으로 나와서 온 하루를 밭에서 머문다.
“나는 내가 농부라는 사실이 더없이 만족스러워요. 밭에 나와서 풀을 돌보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구름을 보고, 바람을 느끼면서, 벌레들을 들여다보고.. 그러다보면 정말 행복하지. 언제나 이런 즐거운 기분에 들떠 있어요.”
뒤늦게나마 자연농을 접하고 몸소 시작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기타 님은 자연농을 더 널리 나누고 퍼뜨리고픈 마음 역시 간절하다고 했다. 젊은이들에게도 자연농을 알리고 함께 해나가고 싶다며, 인근 초등학교의 체험학습을 위해 밭을 개방하고, 자연농을 배우고 싶은 이들이 와서 함께 지내며 자연농을 익힐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81세 청년 농부의 눈은 기대와 희망으로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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